오바마가 이겼네?

오호, 재밌는걸. 2위 그룹과 8% 차이면 꽤 괜찮은 성적이다. 사전 여론 조사에선 힐러리의 근소차 우세였는데, 실제 열린 뚜껑의 결과는 오바마의 완승이다. 힐러리는 에드워즈와 2위 싸움을 해야 하는 형국. 일단 다음 관문인 뉴햄프셔는 안정지향적 성향이 강하니 또 모른다. 게다가, 수퍼 화요일까진 아직 여유가 있고.



오바마가 아이오와를 접수했다는 건 클린턴 부부의 자금력과 조직력을 오바마의 미디어 캠페인이 눌렀다는 예증. 그렇다면, 1등 공신은 오프라 윈프리 여사라고 봐야 하나... ( ' ')

이번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수퍼 스타들과 공화당의 좀 괴상한 인물들의 대결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과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부부 대통령)으로 미디어 이슈를 휘어잡고 있는 민주당 후보들은 확실히 민주당스러운 인물들. 반면, 공화당 후보들은 정체성에 다소 혼란을 준다.



젊은 세대와 진보 세력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CHANGE"라는 민주당 후보들의 공통적인 캐치 프레이즈에 가장 잘 어울린다. 현재 일리노이 상원의원이고, '61년생이니까, 이제 겨우 47살. CNN 화면을 보니 두 딸 모두 K-12를 졸업하려면 한참 남은 듯하다.

살실 그는 반만 흑인이다. 아빠가 케냐 사람이고 엄마는 캔사스 출신 백인. 게다가 억양을 보면 아이비 리그 출신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그가 계급적 차원에서 소수 인종을 대변하는 인물은 아니란 얘기. 그래도, 진보의 요람인 시카고 대학 교수 출신이란 사실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에게 보내는 열정의 이유로 충분하다.

워렌 버핏이 그를 지원한다는 소리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사실 여부는 모르겠고, 에드워드 노튼과 맷 데이먼이 그와 함께 있는 모습은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이미 8년전부터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글쎄, 그녀가 과연 CHANGE의 아이콘으로 가능한 인물일까. 뉴욕이 그녀에게 보내는 지지는 여전히 탄탄하지만, 나는 그녀가 캘리포니아의 벽을 넘기 힘들 것으로 본다. 그리고, 캘리포니아를 잡지 못하면 백악관 현관 열쇠의 주인이 되기 힘들다. 지난 2번의 대선이 그것을 증명했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는 여전히 민주당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녀 뒤에 서 있는 올브라이트 여사 모습이 민주당 엘리트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오히려 양날의 검일 수도 있다. 젊은 남녀의 환호를 뒤에 둔 오바마의 그림과 부유한 리버럴 아줌마들에게 둘러싸인 힐러리의 그림은 꽤 대조적이다.



위 둘에 비해 뚜렷한 카드를 손에 쥐지 못한 에드워즈는 아이오와 이후 점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가 2위를 한 것은 아이오와의 지역적 특색에 의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 시골 마을 사람들의 표심이야 우리 나라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1위를 했으니, 현재 미국 미디어가 날뛰고 있는 건 당연)



내가 힐러리에서 오바마로 말을 갈아탄 건 1년 전. 일단 그의 이름이 멋지다. "Barack Hussein Obama" 퍼스트 네임인 "BARACK"은 스와일리어로 "신으로부터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미들 네임은 후세인. 이게 포인트다. 재밌지 않나, 후세인이란 이름을 가진 미국 대통령 후보. 물론 미국 미디어에서 그의 미들 네임을 보여주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 마음을 휘어잡은 건 아래 동영상.



내가 본 가장 섹시한 정치 선전물이다...! 오바마걸닷컴에 가면 더 많은 동영상을 볼 수 있다(누군가 나에게 "오바마 좋아하는 이유가 오바마 걸 때문이지?"라고 빈정거린다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Yeah right, I got a crush on Obama Girl...!!).



아, 공화당 후보들에 관해서도 몇 마디 해줘야... 정치적으로 공평한 척(?)할 수 있겠지. 공화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후보 선택에 있어 상당한 인지적 부조화를 겪고 있는데,

아칸소 주지사였던 허커비는 골때리는 에반젤리스트지만 경제 문제에선 그의 당적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공화당 후보가 세금을 많이 걷겠다고 설친다. 어쨌든, 아이오와 공화당원들은 그를 1등으로 밀었다. 케빈 스페이시를 닮아서 나도 좀 호감을 갖고 있다.



허커비와 8%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2위를 차지한 롬니. 민주당 텃밭인 메사추세츠의 주지사 출신이다. 전라남도 지사를 역임한 한나라당 후보라고나 할까. 공화당 내에선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몰몬교 신자라는 게 약점.

가장 공화당스러운 매케인은 4위권. 톰슨에게도 뒤졌단 얘기다. 8년전 부시 주니어에게 당했던 네거티브 펀치의 후유증이 여전한 모양이다.

나머지는 다 고만고만하고, 공화당에서 유일한 내 관심 후보는 줄리아니. 잘 알려진 대로 이라크 전쟁에 관한 입장만 빼곤 힐러리 뺨칠 만큼(...은 물론 아니지만) 리버럴한 공화주의자다. 뉴욕 짱으로 장기집권했던 이유가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인물.

그런 줄리아니의 아이오와 참패는 당연지사. 그래도, 4%는 좀 너무했다. 그러길래 이 양반아, 경선 나가지 말고, 야구나 보러 다니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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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넘나 | 2008/01/04 15:06 | * it's mine * | 트랙백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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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8/01/04 15:15
흑인대통령 고고씨~잉~~!!
Commented by 넘나 at 2008/01/04 15:37
딕슈나이더 / 고고씽~ ^^;;
Commented by 커스 at 2008/01/04 17:21
형 블러그를 보면서 놀라만큼은 아니지만 참 여러가지면을 생각하면서 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뭐 이런느낌 있죠? 어라 형 이런것도 관심이 있었어? 뭐 이런느낌..ㅎㅎㅎ
6년전에 락을 좋아한다고 할때 첨 느낀건데 점점 많아지는 느낌..


며칠전 오랜만에 책상정리하다가ㅏ..마포구 서교동 선샤인 빌딩으로 된 형 주소가 있더군요..
어떻게 그게 몇년이나 책상서랍 안에 있었던건지..
아마 그것도 6년전쯤 주소인듯 하기도 하구요..ㅎㅎㅎ

오바마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바마 이야기가 나올때 마다 데이빗 팔머가 생각나고..그담에 다시 제리 로이스터가 생각나고..뭐 이런식으로 연상이 되요..

우리 로이스터 아자씨도 잘해줘야 할텐데..

연초부터 영 이상한 말만 적고 가요..ㅎㅎㅎ

그거 알아요? 내가 형 처음 만났을때 형 나이가 지금 현정이나 도영이 보다 더 어렸다는거..
ㅎㅎㅎㅎ
Commented by 넘나 at 2008/01/04 18:29
커스 / 나의 관심사들은 겨울에 급증했다가, 봄 되면 즉각 하나로 정리됨,,,
Commented by 자상남 at 2008/01/04 18:37
오타 발견 ---->[살실 그는 반만 흑인이다]
Commented by 익명의제보자 at 2008/01/04 20:50
오바마 걸 보고 링크해갔습니다 :)
저 누나 좀 최고인듯...
♡_♡
Commented by Goldmund at 2008/01/05 03:26
좋은글 (+바람직한 동영상) 잘보고 갑니다
매케인이 4위라는건ㅋㅋㅋㅋㅋ 부시 쇼크가 정말 크기는 컸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오바마는 꽤 흥미로워요. 생각만큼 여성들의 힐러리결집이 크지 않은거라면, 역시 잘생긴 오바마의 무난한 당선이 현실이 될지도? (퍽)
Commented by 아도니스 at 2008/01/05 11:46
공화당은 그저 안습.. 지금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두 후보 모두가 민주당 출신이니 말이죠. 오바마의 전기를 살펴보니 그야말로 파란만장하군요.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한 단어로 딱 표현할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넘나 at 2008/01/05 14:30
익명의제보자 / ♡

goldmund / 그래도 아직은 힐러리가 전국 여론조사 1위라지요...

아도니스 / 일단 본선에서 붙으면 공화당도 결집하겠죠, 뭐...
Commented by Mr.Met at 2008/01/05 17:06
오바마가 꼭 이기길 바라지만,
과연 kkk도 아직 살아있는 인종차별의 대명사 미국의 숨은 세력들이
그가 그냥 대통령이 되도록 가만 놔둘지가 걱정되네요.

잘되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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