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17일
감독의 로망, 김주찬
아래는 지난 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김주찬과 이승엽이 기록한 성적입니다.| Name | G | PA | BA | OBP | SLG | OPS |
| 김주찬 | 7 | 19 | .625 | .684 | .813 | 1.497 |
| 이승엽 | 7 | 24 | .478 | .500 | .870 | 1.370 |
김주찬은 8개팀 선수들 가운데 최고 타율, 최고 출루율, 및 최고 OPS를 기록했습니다. 만약 캐나다전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그의 안타가 홈런이 되었더라면,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이승엽이 아니라 김주찬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261 / .298 / .349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이하 동일)를 기록했던 김주찬이 이승엽보다 더 큰 활약을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가을동화"의 주인공을 통해 그와 비슷한 기억을 갖고있습니다. 정규시즌에서 OPS .673을 올린 선수가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몰아쳐 OPS 1.520을 기록한 SK 와이번스 조동화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주찬이 보여준 모습은 우리를 흥분시켰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최고 전문가) 커스님은 이런 김주찬을 두고 "감독의 로망..."이라 불렀습니다. 언젠가는 꼭 터져줄 것 같은 선수, 조금만 가다듬으면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가 될 것 같은 선수, 벤치에 앉혀두기엔 그가 뿜어내는 재능의 오라(aura)가 너무 빛나는 선수, 김주찬. 그를 아는 감독들은 대부분 그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1. 감독의 로망
서정환은 1999년 삼성 라이온스의 감독이었습니다. 그해 대구 출신 내야수 최고 유망주는 박기혁과 이범호였습니다. 박기혁은 이미 프로 수준의 수비력을 가진 유격수였고, 이범호의 파워 포텐셜은 누구나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2차 신인 지명에서 충암고 김주찬을 1번으로 뽑았습니다. 김주찬의 기량은 앞 두 명보다 수비와 공격에서 약간씩 모자랐지만, 그 두 능력의 조합이란 측면에선 김주찬이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삼성이 2차 1번 카드를 내야수로 선택한 것은 사상 3번째였고, 그 카드에 고졸 선수의 이름이 쓰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신인 선수의 발굴과 선택은 감독이 아닌 스카우트의 몫입니다. ㅇㅇㅇ감독에 의해 발탁된 대형신인 xxx라는 말들은 대부분 거짓이지요. 신인 지명에 신경 쓰는 감독은 거의 없습니다. 어쨌든, 김주찬을 지명했던 팀의 감독이 서정환이었다는 건 사실입니다.언제나 최고의 선수들로 꽉꽉 채워져있던 삼성 라인업에 신인이 끼어들 자리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서정환의 후임으로 삼성의 감독이 된 김용희의 눈에 김주찬은 그냥 평범한 신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김주찬에게 파격적인 기회를 주었습니다. 입단 첫 해였던 2000년 시즌, 김주찬은 60경기에 출장하여, .313 / .365 / .458 을 기록합니다. 삼성 역사상 입단 첫 해에 김주찬보다 더 많은 경기를 출전한 고졸 선수는 단 한 명, 이승엽 뿐입니다. 김주찬의 주 포지션이 유격수였던 걸 감안하면, 사실상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는 마해영을 삼성으로 보냈습니다. 90년대 후반 최고의 오른손 타자였던 마해영을 대신하기 위해 롯데가 선택한 선수는 김주찬이었습니다. 롯데가 그의 가능성을 얼마나 크게 평가했는지 명징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당시 감독이던 김명성은 입단 2년차 김주찬에게 86경기 333타석의 기회를 부여합니다.
김주찬은 그 해 .313 / .363 / .450 이라는 매우 준수한 배팅 라인을 기록합니다. 게다가, 29개의 도루까지, 김주찬은 전준호의 빈자리를 대신할 롯데의 롯격대장이 됩니다. 3루수로 전향한 김주찬은 1루수 키를 넘어 내야 관중석의 그물을 직격하는 송구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것은 그의 강견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정 받습니다.
김주찬에 대한 로망의 극치를 보여준 이는 2002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백인천이었습니다. 김주찬은 백인천에 의해 이종범과 박재홍에 버금갈 천재로 평가 받았습니다. "도전 30-30", 백인천은 김주찬에게 30홈런 - 30도루와 외야수로의 컨버젼을 지시합니다.
그러나, 백인천이 재임했던 2년 동안 김주찬이 기록한 성적은 .201 / .246 / .350 , 도루 16개였습니다. 백인천 휘하에서 망가진 선수들이 비단 김주찬만은 아니었지만, 김주찬의 몰락은 롯데에게 재앙이었습니다. 롯데는 어쩔 수 없이 40억을 들여 새로운 1번 타자를 구해야 했습니다.
2004년 양상문 감독은 김주찬의 재능 가운데 하나를 특화시킵니다. 그리고, 김주찬의 도루 본능이 폭발합니다. 도루 44개, 김주찬은 전준호가 갖고 있는 롯데의 시즌 최다 도루 기록에 바짝 다가섭니다. 다만, 그의 배팅 능력은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병역 비리 사태로 2년의 공백 기간을 가진 후, 다시 돌아온 김주찬. 2007년 강병철 감독 또한 김주찬의 마력에 빠집니다. 2007 시즌 개막 이전부터, 미처 전역 신고도 하지 않은 현역 군인 선수인 김주찬을 스프링 캠프로 데려가면서, 그가 롯데 전력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공언합니다. 시즌이 개막하고 "3번 타자 김주찬"이라는 강병철의 호언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김주찬은 감독의 양아들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강병철에게서 꾸준한 신뢰를 받습니다.그러나, 그가 지난 해 거둔 성적 .261 / .298 / .349 ,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습니다. 위 그림은 www.istat.co.kr 이 평가한 2007 시즌 김주찬의 성적입니다.
올림픽 국가대표 감독 김경문이 김주찬을 선발한 것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하나의 사건이었습니다. 민병헌을 제친 것은 그럴 수 있다하더라도, 골든글러버 이대형마저 김주찬에게 밀린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몸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말은 있었지만). 하지만, 김경문은 "히든 카드" 김주찬 덕에 또다시 용병술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 5툴 플레이어
김주찬은 누가 봐도 천상 운동선수라고 할 만큼 좋은 몸을 가졌습니다. 단순히 하드웨어가 좋다라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곧게 뻗은 어깨와 가슴, 단단한 복부, 탄력 만점의 엉덩이, 두터운 허벅지와 날렵한 종아리. 나는 그를 "하늘이 부여한 피지컬을 가진 녀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선수에게 반하지 않는 현장 지도자는 거의 없습니다. 한눈에 딱 봐도, 이 녀석은 운동을 잘 할 것으로 보이니까요. 실제로 김주찬은 배팅, 파워, 스피드, 스로잉, 그리고 센스까지 거의 모든 재능을 유전자에 심어놓은 듯처럼 보입니다. 그런 선수를 5툴 플레이어라고 하지요.
하지만, 진정한 5툴 플레이어는 희귀한 존재입니다. 이종범 같은 선수가 자주 나온다면 그를 천재라고 부를 이유도 없겠지요. 김주찬은 모든 감독의 로망인 5툴 플레이어가 "될 것 처럼 보이는" 선수입니다(물론, 아직까지라는 말로 그 가능성은 열어두겠습니다만). 모든 부분에서 웬만큼의 능력을 시연하긴 했으나, 그 어떤 부분에서도 확실한 인정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데뷔한지 벌써 9년째, 여전히 그를 유망주라고 부르기엔 지난 6시즌의 시간이 무척 길어보입니다.
빌리 빈(Billy Bean)은 "우리는 야구 선수를 뽑는 것이지, 모델을 뽑는 것이 아니다"란 말로 5툴 플레이어의 환상을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실질적이면서도 확률의 법칙에 매우 적합한 표현입니다. "그는 나에게 1년전에 타율 0.261을 기록한 선수일 뿐이다."라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진중함은 그러한 맥락에서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3. 그리고, 주찬신...
나는 아직도 지난해 김주찬이 때린 2개의 빨랫줄 홈런에 대한 흥분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16일 사직에서 열린 엘지에 대한 "816 참사 복수전"에서 그가 때린 멋진 싹쓸이 2루타의 감동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많은 롯데팬들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김주찬은 감독에게 뿐아니라, 롯데팬들의 로망으로 여전히 존재합니다. 새로운 시즌, 대만에서 보여주었던 김주찬의 질주가 사직에서도 폭발하길 기도합니다. 주멘...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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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3/17 12:25 | Player | 트랙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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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찬이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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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찬신 혹은 주멘-저는 김주찬 선수가 롯데에 왔을때 부터 김주찬의 팬이였습니다.마해영과 트레이드 되었던 선수라 롯데팬들은 별로 탐탁지 여기지 않았던 분들이 대부분이였지만 제가 김주찬 선수의 팬이였던 건 단 한가지 이유였습니다. 바로 '김주찬' 이라는 동명이인의 친구가 있기 떄문입니다.(지금도 같은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인데 정작 이 넘은 김주찬 선수를 모릅니다)&nbs......more
주찬신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주멘.
김주찬의 최대 약점은 암만 생각해도 수비랑 선구안입니다.
김주찬이 박기혁같은 송구를 보일수 만 있다면이란 생각을 늘 하거든요..
최근에 서정호의 모습도 생각보다 좋은거 같아서..말이죠..
카림을 지명으로 놓고 정수근 김주찬 서정호 외야라인업도 어떤가 하는 생각도 해보기는 하는데요..
어쩜 서정호가 더 5툴에 가까울지도요..
김주찬이 도루왕을 하는 모습은 한번 꼭 보고파요..
최근 로이스터의 행보를 보면 김주찬은 강력한 도루왕 후보지 싶습니다..
조성환의 주루능력이 있는거 같아서 다행이더군요..
조성환 김주찬 정수근이 본격적으로 뛴다면 팀 도루 100개 이상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선구안 어떻게 좀. ...-_ㅠ
올핸 제발 좀 고쳐지질 바라네여~~
유혹의 주찬신...ㅋㅋ
제발 올해는- 매 경기 신으로 태어나시길. 주멘!
누둘수 / 꼭 투스트라익 이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삼진 본능이 강하죠...
상상 / 주찬인 온 몸이 섹시 덩어리
댓글 남긴 모든 분들 / 주멘
작년 8월 엘지전, 8.16 참사 복수전 그날의 싹쓸이 2루타...
누구 말대로 하자면, 개 50마리 풀어도 못 잡는 타구였지요~. ㅎㅎ
이번 올림픽예선은 크게 관심갖고 안봤는데..
김주찬때문이라도 볼껄그랬어요..ㅠ.ㅠㅋ
정규시즌에서도 잘해주길...ㅠ.ㅠ
몇일전 8회였나? 2, 3루를 연속으로 훔치는 장면은 정말....
올해 정말 롯데의 가을잔치를 가능하게 해 줄 키 플레이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주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