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4.01. SK 4 : 8 롯데 @ 사직

1
송승준 얘기부터 할까요. 딱 잘라 말해서, 그렇게 던지면 안됩니다. (병역 면제만 된다면) 손민한의 뒤를 이어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할 투수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본인의 시인 대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계속 쫓기는 마음으로 공을 던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송승준은 예전과 달리 경기 시작부터 스플리터를 날렸습니다. 조심조심 던지려는 심산이었겠지요. 하지만, 손가락을 벌려 손목을 꺾어야 하는 SF볼은 로케이션을 제대로 가져가기 어려운 공입니다. 오늘 그의 제구력이 딱히 나빴던 게 아니라, 구종 자체의 특성이 원래 그래요.

그 체인지업이 성공하려면,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깔아놓고 타자들을 함정에 빠뜨려야 합니다. 그러나, 송승준은 포 심 패스트 볼을 과감하게 뿌리지 못하고, 체인지업을 남발했어요. 아마 평소보다 비율이 꽤 높았을 겁니다. 그게 패착이었던 것이지요. 김재현에게도 그렇고 박정권에게도 그렇고, 확실히 통제 되지 않은 체인지업은 타자들에게 배팅 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때때로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 날도 있는 법입니다. 오늘처럼 말이지요. 그런 경우 고급 수준의 투수라면 보다 다양한 레파토리의 구종으로 타자들을 현혹시켜야 합니다. 송승준의 경우엔 너클 커브가 있지요. 그러나, 오늘 그의 오른 손 검지 손가락이 공을 찍어 누르며 날아가는 공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포 심과 스플리터, 이 두 가지로 승부하려고 했어요.

이런 건 포수의 리드 혹은 볼 배합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적으로 투수 자신의 책임이지요. 아마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있던 강민호도 답답했을 겁니다.


2
오늘 강민호가 보여준 배팅 테크닉은 놀라웠습니다. 밀어서 넘긴 홈런도 그랬고, 그 이후 안타들도 그랬고, 수싸움을 통한 노림수가 아니라 확실히 배트를 갖고 논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정교하고 파워 넘치는 스윙을 했어요. 힘이야 이미 검증되었고, 기술마저 일취월장한 것이라면, 이대호 - 가르시아 - 강민호로 이어지는 타선의 힘은 상대에게 충격과 공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대로, 무엇보다 강민호 본인의 욕망 대로, 그는 박경완의 뒤를 뚜벅뚜벅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의 성장을 지켜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3
강영식의 봉인도 풀린겁니까. 7개 연속으로 빠른 공을 던지며 마지막 타자(정상호)를 잡아낸 투수가 강영식 맞습니까. 좌완 파이어볼러가 해야 할 일은 안타를 맞더라도 굵직하고 매서운 포심을 포수 미트 안으로 팍팍 찔러넣는 것입니다. 오늘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강영식은 최고였습니다.


4
5회 정수근 이후, 롯데 타자들은 스크 불펜 투수들의 공을 하나도 치지 못했습니다. 정우람 - 조영민 - 가득염 - 윤길현, 이 네 투수들은 볼넷만 하나 내주었을 뿐, 롯데 타자들을 "꼼짝마라" 만들었지요. 그 팀 불펜 투수들의 능력은 올해도 여전합니다. 충분한 선취득점을 만들지 못하는 한, 스크를 무너뜨리는 일은 꽤 힘들겠어요.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롯데 타자들의 불방망이가 식을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내일 당장 시작될지도 몰라요. 어차피, 경기당 득점 평균은 4.5점을 넘지 못합니다.


5
조성환의 수비, 멋졌습니다. 질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어요. 이제야 제대로 된 센터 라인을 갖춘 롯데 자이언츠입니다. 그것이 가능해 진 이유의 6할은 박기혁을 유격수 자리에 고정시킨 로이스터 감독의 결정이고, 4할은 조성환의 귀환입니다. 아무리 봐도 든든합니다.


6
잠실 야구장에 갈까, 살짝 고민했습니다.

by 넘나 | 2008/04/02 02:29 | The Game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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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une at 2008/04/02 03:07
박기혁-조성환 내야는 정말 든든하더군요. (대전에서 맨손으로 공 잡아 던지던 박기혁 모습이 눈에 생생...) 게다가 조성환 수비도 좋고 타격도 좋고, 도루도 하던걸요! +_+;;

강민호 수비면에선 올해 어떨까요. 이 쪽에서도 타격만큼의 많은 성장이 있었으면 합니다.

대전에서부터 느낀 건데 자꾸 미트에 공을 쏙 못 잡고 떨어뜨리는 거 같던데, 왜 그런 걸까요?
여튼 오늘 송승준 공 블로킹 하느라 고생 좀 하더군요 -_ㅠ;
Commented by 한언 at 2008/04/02 03:15
아악 잠실!!!! (링크 추가합니다^^)
Commented by 인생춘막장 at 2008/04/02 03:40
5회부터 타자들의 부진은 물론 스크의 불펜이 훌륭하기도 했지만 롯데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스윙이 크더군요 점수차 때문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불안한건 롯데 선발진이라고 봅니다 5선발까지 다 돌아봐야 알 수 있겠지만 손민한 말고는 그렇게 신뢰감 있는 투구내용을 보이지 못하더군요.

불영식의 호투는 훌륭했지만 본능적인 불안감도 동반하더군요 좌완 불펜이 롯데의 리스크가 아닌가요? 하기야 리스크로 따지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커스 at 2008/04/02 07:39
형이랑 우리 지난번에 상동에 간날 있잖아요..

아마 그때 스펀지 공으로 타격연습 하고 있었죠? 실내돔에서..
그때 강민호 타격이 완전히 남들이랑 달랐던 기억이 어제 갑자기 나더군요..

그때도 이거 소리가 다르네 이런 말이 절로 나왔는데..작년에 김무관코치가 장담한 홈런 20개는 올해 이루어질듯 싶군요..


강영식은 정말 놀랍습니다..이거원..

팀에서 이거 작년에 그녀석이 맞나 싶은 선수가 몇명있는데..그중에 강영식도 거기에 넣어야 될거 같아요..


조성환이 형의 우려를 불식시키고..나의 기대를 충족시킨것에 너무 감사합니다..
조성환이 실질적인 우리의 플러스 전력인데..만족입니다.


롯데의 타격이 식을까요?
전 아직은에 한표 걸지요..

2회부터 5안타 2볼넷인데..작기는 하지만 어째든 뒤로도 나름 안타는 나오지 않았던가요?


타격이야 기복이 있는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타격상승세가 단지 운이라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타자들이 한결 타석에서 여유있어지고..
자신있게 돌립니다.,, 이건 타격기술과는 다른 멘탈적인 부분인거 같아요..


모든 언론 선수 팬들이 작년과 다르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우리히어로즈 2군 감독님은 입장이 좀 난처하겠습니다..
Commented by Reign at 2008/04/02 08:29
김연아가 최고군요(어?!!!)
Commented by 누둘수 at 2008/04/02 08:47
퇴근하고 집에 가니까 3회더라구여~~ 점수내는거 보는 재미는 없어졌지만
나름대로 4회부터 점수주며 쫓기는 맘으로 보는 야구 잼 있었습니다.(여유롭게 보는 야구??)
(송승준 볼 보니까 지난 일욜 한화하구두 한참 이기다가 역전까지 당했던 기억이 살짝 나더군여..

개인적으로 배장호의 연속삼진이 저는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서울운 비가오는 아침인데 요즘 노때 이런 분위기에 비가와서 취소되는 불행이 없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자상남 at 2008/04/02 08:54
오늘 원준이 7이닝 8삼진....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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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해보자....
Commented by 누둘수 at 2008/04/02 09:02
스조에 감독한마디 코너에 김성근 감독 왈

"1회만 빼고 우리가 이겼다." 확 짜증 나는데요~~~
Commented by defsoul at 2008/04/02 09:25
성근 영감님 단단히 화가나신 표정이었지요 경기 내내 ㅋㅋㅋ
자상남 말대로 7이닝 8삼진 무실점이라던가
노히트노런피칭 한번 가면 좋겠어요 원준이니까요 ㅋㅋ
Commented by 넘나 at 2008/04/02 10:01
june / 공 떨어뜨리는 건 나름 미트질하려던 게 잘 안된거죠. 그건 특별히 걱정할 일이 아닌 듯 해요. 작년에 종종 보았던 포일은 아직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아마 동계훈련 동안 블로킹 연습 무지 많이 했을거에요.

한인 / 감사 ^^

인생춘막장 / 아직 한 번씩 밖에 등판하지 않았으니까 몇 경기 더 지켜봐야죠. 오늘 송승준의 공은 그다지 불안한 편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커스 / 그래, 그 때 딱 알아봤지. 그리고, 서정호의 스윙도 그랬고. 기대 만땅 ^^

Reign / ^^;;

누둘수 / 확실히 삼진 능력은 배장호가 임경완보다 좋아요. 김성근 감독 입방정이야 뭐,,, 그러려니,,,

자상남 / 일 좀 하시죠?

defsoul / 좀 심하게 말해서, 원준이 노힛노런 보는 게 일생의 소원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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