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우승 : 1992년 한국시리즈 Review

- 1992년 롯데 자이언츠 전력을 최상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리그 최강자는 빙그레 이글스였고(81승 2무 43패, 승률 0.651), 롯데의 정규 시즌 순위는 3위, 71승 55패, 승률은 0.563이었다. 게다가, 롯데는 상위팀이던 빙그레, 해태, 삼성에게 19승 35패, 반면 하위팀이던 OB, 태평양, LG, 쌍방울에겐 52승 20패를 거둬 4강 제도 헛점의 이득을 톡톡히 보았다.

- 당시 롯데의 팀 평균자책(4.28)은 리그 3위, 팀 OPS(0.783)는 리그 2위 수준이었다. 투타 어느면에서도 최강은 아니었지만, 팬들의 열기만큼은 타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사직 구장은 포스트시즌 5경기 포함, 총 16차례 만원 사례를 했다. 또한, 롯데는 1991년 리그 최초로 100만 관중 시대를 연 이후, 두 번째 100만 관중(1,209,632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잠실 구장을 함께 쓰는 LG와 OB의 관중을 합한 수보다 많았다.

- 4위였던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마치고, 해태와의 플레이오프에선 마지막 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3승 2패를 거둬, 롯데 자이언츠는 8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 1차전 : 10월 08일 대전 구장, 관중수 12,800명 ]

롯데 선발 : 박동희(승)
빙그레 선발 : 송진우(패)
경기 결과 : 롯데 8 - 6 빙그레

리그 최다승(19승), 최다 세이브(17세이브) 선수였던 에이스 송진우와 맞붙은 투수는 박동희였다. 그는 8회까지 8 피안타, 폭투 3, 그리고 4실점을 했지만 148km의 강속구를 앞세워 10 탈삼진을 잡아 승리 투수가 되었다.

반면, 송진우는 1회초부터 불운이 덮쳤다. 조성옥의 번트 타구를 잡다가 타자와 부딪혔는데, 이것이 주루 방해로 선언이 되었고, 이후 나온 폭투와 김민호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내줬다.

이후 롯데 타선은 3회초 김민호, 공필성, 박계원의 연속 타점과 6회초 이종운의 2점 홈런 등으로 8점을 올려, 6점을 득점한 빙그레의 추격을 뿌리치고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 2차전 : 10월 09일 대전 구장, 관중수 12,800명 ]

롯데 선발 : 윤형배(승)
빙그레 선발 : 정민철(패 - 송진우)
경기 결과 : 롯데 3 - 2 빙그레

염종석과 함께 고졸 에이스의 자웅을 겨루던 빙그레 정민철의 상대는 연습생(신고선수) 출신인 윤형배였다. 소위 '버리는 경기'. 준플, 플레이오프 동안 기력을 소진한 마운드 사정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강병철의 선택이었다.

정민철은 경기 시작부터 17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6회 2아웃까지 퍼펙트 피칭을 했다. 7회까지 단 2안타만 내줬던 정민철은 8회초 2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까지, 경기 스코어는 0:0. 윤형배 역시 빙그레 타선의 안타를 산발로 막으며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었다.

9회초 빙그레 김영덕 감독은 정민철을 내리고 송진우를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그 승부수는 롯데 타자를 위한 어시스트였다. 송진우는 4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한 후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이어 올라온 한용덕은 공필성에게 내야 안타와 만루 이후 밀어내기를 허용, 스스로 무너지며 추가 2실점을 허용했다.

9회말, 롯데 강병철 감독도 장종훈에게 2루타를 맞은 윤형배를 내리고, 윤학길을 올렸다. 1사 1,2루 상황에서 올라온 윤학길은 2안타를 맞아 2실점했으나,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고 윤형배의 커리어에 한국시리즈 통산 1승이 기록되도록 지켜주었다.


[ 3차전 : 10월 11일 사직 구장, 관중수 30,154명 ]

롯데 선발 : 윤학길(패)
빙그레 선발 : 한용덕(승 - 송진우)
경기 결과 : 롯데 4 - 5 빙그레

사직으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양팀은 초반부터 격력하게 치고 받았다. 5회말까지 3-3. 빙그레는 또다시 송진우를 올렸다. 그러나, 8회말 전준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4-3 역전을 허용한 송진우는 시리즈 3연패의 위기에 몰렸다.

9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빙그레의 양용모가 지화동의 좌익수앞 안타로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되었다. 그리고, 3루에 있던 지화동은 임주택의 내야안타를 이용해 다시 홈을 밟았다. 4-5 빙그레의 역전. 송진우는 드디어 개인 통산 한국시리즈 첫 승을 올렸고, 윤학길은 한국시리즈 첫 패를 10 피안타 완투패로 기록했다.


[ 4차전 : 10월 12일 사직 구장, 관중수 30,154명 ]

롯데 선발 : 염종석(승)
빙그레 선발 : 정민철(패)
경기 결과 : 롯데 6 - 5 빙그레

'염태지' 염종석과 '꽃미남' 정민철. 1992년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어켰던 두 고졸 신인 투수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둘 가운데 먼저 무너진 쪽은 정민철. 그는 5피안타 3실점으로 2회에 강판당했다.
 
염종석도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엔 장어탕을 잘못 먹고 복통을 일으켜 몸상태가 안좋았다고 발표했지만) 시즌 내내 전천후 등판을 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연투를 거듭한 염종석의 구위 하락은 눈에 띄게 드러났다. 하지만, 6회에 3실점할 때까지 선발 투수의 몫을 제대로 했던 염종석은 승리의 1등 공신이었다.

5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조성옥을 비롯해 롯데 타선은 9회초 2점을 덧붙여 맹렬하게 추격해온 빙그레을 물리쳤다.


[ 5차전 : 10월 14일 잠실 구장, 관중수 31,800명 ]

롯데 선발 : 윤형배(승 - 박동희)
빙그레 선발 : 한용덕(패)
경기 결과 : 롯데 4 - 2 빙그레

3승 1패로 절대적 우위에 있던 롯데 자이언츠가 시리즈를 잠실로 옮겨 빙그레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잠실 구장은 외야의 빙그레 응원석까지 점령한 롯데팬들로 가득했고, 롯데 타선은 1회부터 맹공을 퍼부어 3회초까지 4-0으로 리드했다.

구원 등판한 송진우는 롯데의 추가 득점을 차단하며 호투했으나, 빙그레 타선의 득점은 2점에서 멈췄다.

롯데의 2루수 박정태는 빙그레의 마지막 타자 양용모가 친 타구를 잡아 1루에 있던 주자를 2루에서 포스 아웃 시키며 두 손을 번쩍 들어 롯데 자이언츠의 두 번째 우승을 알렸다.

4회말부터 마운드를 지킨 박동희는 2승째를 거둬 한국시리즈 MVP가 되었다.


(외야 관중석에 앉아 있는 상습 땡땡이 불량 학생을 발견하신 분께 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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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넘나 | 2007/10/24 17:22 | Player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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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ewAce조바 at 2007/10/24 17:25
이때가 벌써 몇년이 지났는지 계산하기도 힘드네요

너무 어렸을떄라 기억도 안나는데.
Commented by 넘나 at 2007/10/24 17:27
NewAce조바 / 난 이때 롯데 야구 때문에 학사경고를 받았더랬지요 -_-;;
Commented by 짜로씨 at 2007/10/24 19:06
와..정말로 기억이 새록새록입니다.다시봐도 뿌듯합니다.ㅎㅎ
Commented by 뭉치 at 2007/10/24 19:14
저런 순간이 언제나 다시 올까..ㅠㅠ
Commented by 커스 at 2007/10/24 21:26
제가 누차 이야기 하는 박동희의 기막힌 커브가 화면에 나오는 저 공입니다..

당대 최고의 타자인 장종훈이 루킹삼진을 먹는 바로 저 공..
제가 본 박동희 공중 젤 멋진공...
Commented by DynO at 2007/10/25 08:45
저게 몇년전인지...
동영상 보고싶은데 안나오내요 -0-
Commented by 자상남 at 2007/10/25 09:18
염종석의 춤추는 슬라이더....

이젠 볼수 없다는것이 안타까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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