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5일
SK 와이번스엔 '클러치 히터'가 없다?
아래는 10월 24일 오후에 포스팅된 OSEN 김영준 기자의 기사다.
SK, 머니볼 이론과 함께 몰락하나?
- 김영준 기자(이하 김영준)는 정규 시즌 OPS 최고팀인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2패를 당한 이유를 묻고 있다. 그리고, 그 답으로 클러치 능력을 갖춘 '해결사'의 부재를 거론한다. 그의 말대로 '머니볼'의 몰락인가.
우선 한국시리즈 지난 2경기의 공격 스탯을 살펴보자....(A)
두산 : 출루율 0.371 장타율 0.406 OPS 0.777 득점 8
스크 : 출루율 0.239 장타율 0.290 OPS 0.529 득점 3
그리고, 정규 시즌 126경기의 공격 스탯을 보자............(B)
두산 : 출루율 0.340 장타율 0.383 OPS 0.726 득점 578
스크 : 출루율 0.341 장타율 0.403 OPS 0.744 득점 603
김영준이 알고 있는지 궁금한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의 OPS는 정규 시즌보다 2할 이상 낮았다. 반면, 베어스는 5푼 이상 높았다. 그러니까, 이번 시리즈에서 와이번스 타자들은 평소보다 "덜 자주, 덜 멀리 나갔고", 베어스 타자들은 평소보다 "더 자주, 더 멀리 나갔다".
이 사실만으로도 두산이 SK를 압도하고 있는 이유는 충분히 설명된다. 혹여, 김영준 기자가 정규 시즌에서 보여준 OPS가 왜 이번 시리즈에서는 되풀이되지 않느냐라고 묻는다면, 아래 자료를 참고하기 바란다.
이대호의 정규 시즌 공격 스탯......................(A)
출루율 0.453 장타율 0.600 OPS 1.053
이대호의 9/12~9/13일 이틀간의 공격 스탯.....(B)
출루율 0.250 장타율 0.250 OPS 0.500
... 와이번스 (A)와 이대호 (B)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빌리 빈의 말처럼 "재수가 없었을 뿐"이다.
- 사실 김영준이 하고 싶었던 말은, "클러치 히팅 능력", 혹은 "해결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2차전에서 결정타를 날린 이대수와 같은 선수가 SK에는 없었다는 말을 하기 위해, 억지로 '머니 볼'이니, "OPS"니 하는 따위들을 끌어온 것이다. 그 기지와 노력은 가상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에 전혀 논리성이 없다.
- 김영준은 "야구는 얼마나 많이 못지 않게 언제가 중요한 종목"이라고 말하며, "머니볼 이론으로 풀 수 없는 난제"라고 말한다. 김영준이 말한 '머니볼 이론'은 세이버메트릭스를 의미한다. 출루율을 의미하는 '얼마나 많이'는 그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고, '언제'는 클러치 히팅을 의미하며 안티 세이버메트릭스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다. 그러나, 김영준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다음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두산과 SK의 "얼마나 많이"가 동일하거나 SK가 우월한 상황에서
2. 두산의 "언제"가 SK보다 우월해야 한다.
다시 얘기하면, 와이번스와 베어스가 동일한(혹은 와이번스가 우월한) 출루능력(그리고 장타력)을 가진 상태에서, 베어스에게 와이번스가 갖고 있지 않은 클러치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언제"의 중요성에 대한 근거가 생긴다.
그러나, 위 스탯에서 알 수 있듯이, 두산은 SK보다 "얼마나 많이"에 관한 능력이 뛰어나다. 그것도 월등하게. 저 정도의 차이라면, "언제'의 문제는 "얼마나 많이"에 관한 문제 속에 충분히 종속될 수 있는 일이다.
두산의 타자들이 많이 출루하고 멀리 쳤기 때문에 많은 점수을 얻은 것이지, 딱히 중요한 순간에만 잘 쳤기 때문에 경기에서 승리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 김영준이 말한 것처럼 보스턴 레드 삭스의 데이빗 오티즈는 정말 '미스터 클러치'일까. 오티즈에 관한 아래 스탯을 확인하자.
| 2007년 데이빗 오티즈 | 타율 | 출루율 | 장타율 | OPS |
| 시즌 토털 | 0.332 | 0.445 | 0.621 | 1.066 |
| 득점권 | 0.362 | 0.490 | 0.658 | 1.148 |
| C/L | 0.228 | 0.353 | 0.386 | 0.739 |
이번 시즌 오티즈는 득점권(RISP)에선 시즌 성적보다 조금 낫지만, C/L(late innings of close cames, 경기 후반부 스코어가 접전인 상황)에선 급격히 낮은 공격력을 보여주었다. 데이빗 오티즈는 김영준의 기대와는 달리 클러치 능력이 유별난 타자라고 말할 수 없다.
이 수치로 김영준의 주장처럼 오클랜드와 달리 보스턴이 2004 월드시리즈에서 챔피언이 된 것을 설명하는 것은 무리다.
- 사실 클러치 히팅 능력에 관한 세이버메트리션들의 입장은 김영준의 설명과 다르다. 세이버메트리션들은 클러치 히팅 능력이 중요하지않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이 유의미한 스탯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평소에 잘 치는 타자가 클러치 상황에서도 잘 치는 것일 뿐이라는 게 그들의 견해다. 그리고, 그것은 경험적 통계 자료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고, 합리적 타당성을 가진 논리다.
SK의 문제점은 클러치 히팅 능력의 부재가 아니다. 앞서 제시한 스탯을 보라. 와이번스는 두산보다 덜 자주 나가고, 덜 멀리 나갔다. SK가 두산에 비해 점수를 많이 얻지 못한 건, 그들이 득점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자주 나가고(출루), 더 멀리 나가야(장타) 득점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머니 볼 이론'의 핵심이고, 야구의 본질이다.
- 그리고, 김영준의 가장 큰 무지 혹은 오해는, 정규 시즌의 성적으로 한국시리즈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려는 태도다. 하지만, 그 둘은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레이스다. 한국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에서 선수들의 스탯을 리셋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 아, 나도 댓글을 남기신 Anakin님과 같은 생각을 했는데, 김영준 기자가 '머니볼'을 실제로 읽어봤는지 의심스럽다. -_-;;
# by | 2007/10/25 10:57 | Player | 트랙백 | 덧글(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괜히 있어보이려고 머니볼이네 어쩌구저쩌구 끌여들어서 기사를 썼지만 실제 내용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고 정작 본인의 무지함만 여실히 들어낸 기사인거 같습니다.
제가 봤을때.. 빌리빈은 감독이 좌타자에 좌투수를 공식처럼 올리는걸 비꼬기는 하죠..
우리가 강영감님을 보고 어이없어 하는거랑 살포시 비슷한 상황이구요..
그나저나 롯데는 누가 감독이 되러냐요?
박영태 김용희 아니면 제3의 인물..
롯데팬들이 박영태 수석코치 불가를 릴레이를 하던데..
과연 그들이 박영태 코치에 대해 도대체 알고 있는게 뭘까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박영태수석이 감독이 되면 번트 위주의 야구를 할까요? 아니면 강공위주의 야구를 할까요?
선발 이닝을 길게 끌고 갈까요? 아니면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하는 스타일일까요?
젊은 선수를 많이 기용할까요? 아니면 베테랑 위주로 갈까요?
내가 생각해 봐도 우리는 박영태 코치에 대해 전혀 아는게 없지 않나요?
알지도 못하면서 저렇게가지 반대 릴레이를 해야 하는건지..
알지 못해서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만..
두산의 단기전 우세는 그들의 기세에 있지 않나 싶기는 합니다..
두산은 1차전에서 리오스의 활약으로 쉽게 이겼는데..
타력보다는 투수력 특히 특급선발의 활약이 있었는데요..
리오스가 sk전에 잘던질것이라는 예상은 다른 예상에 비해 더 가능성이 높죠..
타격보다는 투수력이 감독을 덜 배반하는데다..
특급투수라면 더욱 그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그래서 투수놀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오늘 조시베켓도 빨간삐를 배반하지 않더군요..
내년에 승준이가 리오스나 베켓 같은 모습을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주길 기대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