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가르시아

08.09.02. 엘지 3 : 8 롯데 @ 사직

1
하긴 장원준 공이 좋았던 건 아닙니다. 그 녀석도 대뜸 내게 묻더군요. "오늘 원준이 공이 않좋은가요??" 허나, 내 대답은 이랬습니다. "평소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걸!"

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오늘도 QS는 찍겠다, 싶었어요. 많은 이들에겐 오늘 그의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제대로 안들어간 걸로 보였겠지만, 장원준은 평소에도 많은 공을 존 안에 쑥쑥 넣는 그런 투수가 아닙니다.

오늘처럼 던지는 걸 평균으로 잡고, 장원준의 투구 내용 수준에 따라 그 결과를 짐작하면 이렇습니다.

오늘보다 안좋고 운도 나쁘면 4~5이닝 4실점
오늘보다 조금 안좋으면 5이닝 3실점
오늘보다 조금 좋으면 7이닝 2실점
오늘보다 좋고 운도 좋으면 8이닝 1실점

대충 이런 패턴입니다, 장원준은. 오늘은 운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고, 공도 그럭저럭했기 때문에 6이닝 2~3실점, 그러니까, 퀄리티 스타트 수준은 된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장원준은 자신이 원하는 탄착점에 공을 마음 먹은 대로 넣을 수 있는 투수가 아닙니다. 미국인들은 그것을 로케이션 능력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장원삼이 조금 더 낫죠. 허나, 장원준의 공은 장원삼의 그것보다 더 힘이 좋고 변화구의 각이 더 큽니다. 이런 걸 미국말로는 스터프라고 하는데, 이건 장원삼보다 장원준이 더 좋습니다.

로케이션 능력과 스터프 정도를 종합해서, 미국인들은 커맨드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내가 볼 땐 아직 장원삼의 커맨드가 장원준보다 조금 우월합니다. 좌완 투수 가운데(우완까지 포함해도 그렇지만) 장원삼은 로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투수입니다. 반면, 김광현은 거의 최고급 스터프를 갖고 있구요. 그리고, 류현진은 그 두 가지 모두 리그 탑입니다.

해서, 이들 투수의 투구 능력, 즉 커맨드 수준을 굳이 한 줄로 세우면,

류현진 > 김광현 > 장원삼 > 장원준

정도이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생각합니다(봉중근은 김광현과 장원삼 사이쯤에 있고).

아, 뭐 그건 그렇고...

만약 오늘 조인성의 노림수가 작동하지 않고 김상현의 견제사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러니까 전자는 운이 약간 나빴던 경우고 후자는 운이 약간 좋았던 경우니까 둘이 쌤쌤하면 오늘 장원준의 "운"지수는 대체로 0에 가까운 것인데), 아마도 장원준은 6회까지 1실점 정도로 막았을 겁니다. 그 정도면 장원준 투구 능력의 평균값에다 엘지의 빈타를 고려한 것과 대충 맞아 떨어지는 셈이지요. 그가 6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은 건, 일요일 경기를 대비한 로이스터의 심모 혹은 원려였던 것뿐입니다.




2
아래 세 명의 타자에 관한 내 짧은 생각은 이렇습니다.

강민호가 자신의 커리어 하이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시즌 15호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했지요.

작년에 한 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을 친 포수는 임수혁입니다. '95년에 15개를 쳤지요. 그 해 그는 총 104경기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 80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해 팀 주전 포수를 강성우로 기억하는데요, 물론 그게 전혀 잘못된 건 아니지만 임수혁을 백업 포수라고 표현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뭐 어쨌든, 이제 강민호의 홈런수는 임수혁의 기록과 같아졌습니다. 게다가, 그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팀의 주전 포수지요(오히려 너무 많이 나와서 문제가 되는!).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롯데 역사상 포수 홈런왕 자리에 강민호의 이름을 올려놓아도 어색할 게 없습니다.

아, 남은 경기 동안 몇 개 더(내 바람은 최소 5개 더) 쳐서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는 롯데의 포수 홈런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강민호는 올해 그렇게 될 겁니다.


Ace조바님이 쓰신 글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이번 시즌 카림 가르시아가 보여주는 놀라운 클러치 능력이 내년 아니, 바로 다음 경기에도 지속되리라는 근거는 통계적으로 부족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숫자에 앞서 선수와 그라운드와 그 둘의 열기를 먼저 봅니다. 가르시아가 나오면 무조건 한 방 쳐 줄 것 같은 그 느낌, 그건 당연한 겁니다.

그나저나, 신문을 보니 이효봉씨가 이런 말을 했더군요. " 가르시아가 확실히 달라졌다. 전반기 막판까지 타율을 계속 까먹더니 후반기에 와선 다른 타자가 됐다. 그런데 투수들이 가르시아에게 유인구를 잘 못던지고 계속 승부를 하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한데, 어쨌든 잘 친다 "

이거, 내가 예전에 했던 말과 비슷한데요, 대체 왜 투수들이 가르시아에게 스트라이크를 대놓고 던질까, 정말 궁금합니다. 가르시아의 삼진이 증발한 게 그가 유인구를 잘 참아서 그런 걸까요? 뭐, 그렇기도 하겠지만, 내가 볼 땐, 가르시아가 참아야 할 그 유인구가 부쩍 적어졌습니다. 그거 참 이상하죠.

(물론 그 가장 큰 이유는 이대호이고, 그 다음은 우리 팀의 후덜덜한 하위 타선 타자들 때문이겠지만)

이인구의 현재 타율은 0.308입니다. 그리고, 출루율은 0.400입니다. (출루율-타율)이 1할 정도 되는 타자, 내가 아주 좋아라하는 그런 타입의 타자입니다. 내 눈엔 그가 장타력을 뺀 케빈 유킬리스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가 풀시즌을 뛰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건 그의 장타율에 달려있습니다.

내가 유킬리스를 언급한 것도 그런 이유구요. 만약 이인구가 두 자리 수 홈런을 친다면 이인구는 가공할 타자가 될테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출루율 높은 똑딱이, 그러니까 정수근 정도가 그의 맥스 스탯이 될겁니다. 어쩌면 그 이하가 될 수도 있고.



3
본인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은 참 싫습디다.


혹시 몰라서(그러니까, 내일 연승 기록이 깨질 수도 있으니까) 역사상 최초의 11연승 인증샷을 올려 둡니다.




4
한겨레 신문 기자가 오늘 경기들의 특이 사항을 정리해 놓은 건데요,

삼성이 역대 최초로 3200 팀 홈런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찬양하던 선동열의 지키는 야구는 어디로 가고, 90년대 뻥야구 컨셉으로 돌아가려는 라이온스입니다. 그러니까, 결국 팀 컬러라는 건, 감독이 아니라 선수들이 만들어간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by 넘나 | 2008/09/03 01:06 | The Game | 트랙백 | 덧글(12)

08.08.26. 롯데 11 : 한화 4 @ 대전

1
조금 전에 리플레이 화면을 봤습니다. 클락에게 맞은 3점 홈런이 자꾸 눈에 밟혀서요.

바깥쪽 스플리터 두 개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자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빠른 공이 그만 그의 배트에 걸렸습니다. 좌우 로케이션은 가운데 몰렸다해도 타자의 무릎쪽으로 낮게는 잘 들어갔는데, 안타깝게도 클락은 낮은 공을 치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진 타자랍니다.

강민호가 클락을 많이 무서워하거나, 클락의 스윙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거나, 둘 중 하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클락의 위크 존은 몸쪽 높은 지점인데, 손민한에게도 그렇고 강영식에게도 그렇고 계속 바깥쪽 낮은 공을 요구했습니다. 김태균에겐 몸쪽공으로 승부하던데, 클락에겐 왜 자꾸 도망갔을까요. 조금 소심한 공배합이었지만, 그래도 뭐, 결국은 투수 책임이니까, 강민호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손민한은 이 경기까지 모두 11개의 홈런을 허용했는데, 그 가운데 한화 타자들에게만 6개입니다. 조금 많다 싶지만,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죠. 한화는 올해 손민한이 가장 많이 상대한 팀(6경기)이고, 그 팀 타자들의 홈런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까요.

그러나, 상대한 이닝수에 비해 한화 타자들에게 빼앗은 삼진수가 다소 적은 건 지적해야겠습니다. 한화는 홈런수 만큼이나 삼진수도 다른 팀들보다 많거든요.

하긴, 손민한이 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는 아니지요. 그의 커리어 통산 K/9(5.3)은, "전국구 에이스"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비율 넘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맞춰잡는 투수"라는 말로 그의 능력을 칭찬합니다만, 사실 그건 야구의 일반적 속성에서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투수에게 삼진 능력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거의" 절대적인 평가 잣대거든요. 그건 "야구와 숫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사람들이 밝혀낸 액시엄(axiom, 주:Wall-E가 무임승차한 우주선을 가리키는 게 아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손민한을 "운민한"으로 폄하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운"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실력으로 평가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 원리에 허점 혹은 예외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장호연이나 손민한으로 인해 우리는 투수의 능력에 대한 더 많은 변수들과 머리싸움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손민한은 올해도 두 자리 승수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아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렇게 될 겁니다.
아마도 그는 한국 리그 역사상 4년 연속 +10승을 거둔 15번째 선수가 될 것이며, 송진우, 정삼흠, 대니 리오스에 이어 만 30세 이후 4년 연속 +10승을 거둔 4번째 투수가 될 것입니다. 더욱이, 그는 만 30세 이후 선발 등판으로만 4년 연속으로 +10승을 거둔 최초의 한국인 투수가 될 것이며, 롯데는 최동원 이후 처음으로 4년 연속 +10승 투수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예감하지 못한 댓가로 내 친구에게 10만원어치 밥과 술을 사야합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2
롯데 타자들이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4홈런을 쳤습니다. 카림 가르시아는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을 쳤으며, 그 가운데 하나는 시즌 10번째 3점 홈런이었습니다.

게다가, 가르시아와 이대호가 동반 홈런을 친 9경기에서 롯데는 7번의 승리를 거뒀습니다. 대전이 만약 자이언츠의 홈구장이었다면, 카림 가르시아의 홈런수가 김태균보다 많을까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카림 가르시아는 롯데 자이언츠 프렌차이즈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향해 순항중입니다. 1999년과 2001년에 펠릭스 호세가 기록한 36개까지 앞으로 10개 남았어요. 조금 어려워 보이나요? 그래도, 그 당시보다 지금의 시즌 경기수가 7개 적다는 것과 그 당시가 타고투저의 절정기였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카림이 호세의 기록을 넘는다면 롯데팬들이 그를 호세보다 높게 생각할까요?

호세에 대한 기억이 얇은 어린 친구들이 "호세가 어떤 선수였나요?"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호세가 기록한 엄청난 스탯들을 열거하는 대신 나직하게 한 마디 던져주지요.

"난 말이지, 첫사랑은 잊어도 호세는 못잊어..." (이런 제길, 왜 대낮부터 콧등이 따끔거리는지...)



3
아래는 이 시간 현재까지, 롯데, 삼성, 기아의 상대팀별 전적 및 잔여 경기수입니다.

롯데 vs
스크
두산
한화
삼성
기아
담배
엘지
상대전적
5-11
7-8
7-6
4-6
8-5
9-6
9-4
49승-46패
잔여경기
2
3
5
8
5
3
5
31경기


삼성 vs
스크
두산
한화
롯데
기아
담배
엘지
상대전적
7-10
7-5
9-6
6-4
6-8
8-7
8-9
51승-49패
잔여경기
1
6
3
8
4
3
1
26경기


기아 vs
스크
두산
한화
롯데
삼성
담배
엘지
상대전적
2-10
8-6
8-10
5-8
8-6
8-4
8-7
47승-51패
잔여경기
6
4
0
5
4
6
3
28경기




4
수요일 경기는 장원준과 송진우의 리턴 매치입니다. 7월말에 사직에서 장원준은 강우 콜드 완투승, 송진우는 역대 최고령 완투패를 기록했습니다. 5:1이었던가요....

헌데, 장원준이 마지막으로 대전 구장에서 공을 던진 건 2년 전입니다. '06년 9월이었는데요, 오늘 어떻게 될런지요...



5
올림픽 야구가 제아무리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한들, 우리 팀 경기만 하겠습니까. 한 달 만에 야구장 갔는데 속이 뻥 뚫려버렸습니다. ^0^


by 넘나 | 2008/08/27 13:51 | The Game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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