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이효봉

08.05.14. 삼성 5 : 3 롯데 @ 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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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봉의 해설은 즐겁습니다. 투수의 구질, 타자와 투수의 수싸움, 수비수들의 움직임, 선수들의 특성, 야구 규칙 등등을 꽤 상세하고 적확하게 설명해 줍니다. 그를 통해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어 공부가 되기도 하고, 평소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그와 같은 전문가에 의해 확인 받아 뿌듯하기도 하고, 그와 나의 견해가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선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지요.

그는 원래 투수였습니다. 대전고와 고려대를 거쳐 빙그레에 입단했지요. 프로에서 별 볼 일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유니폼을 벗은 후 그는 '주간야구'의 기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 잡지가 폐간된 이후에는 한국 스포츠 TV에서 일을 했고, '99년부터 SBS에서 방송 해설을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몇 가지 고초를 겪은 뒤, 그가 선택한 일은 프로야구단 스카우트였습니다. 엘지 트윈스 스카우트 과장, 그가 가장 최근까지 일했던 곳의 직함입니다.

이효봉은 선수, 기자, 프런트 생활을 모두 체험한 유일한 야구해설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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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포 카림 가르시아는 이효봉의 말처럼 미국과 일본에서도 삼진/볼넷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타자였습니다. 대신 공이 그의 배트에 걸리기만 하면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전형적인 "삼진 본능 파워 히터"지요. 그건 그의 타격 성향이고, 타자의 타격 성향은 잘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가르시아가 선구안이 나쁜 괴력의 장타자라는 것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는 얘기지요.

카림의 영입이 발표되었을 때, 그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OPS 0.820~0.850 정도와 +20홈런이었습니다.'05년과 '06년 이범호 정도로 표현하면 얼추 비슷하겠군요.

메이저 리그와 일본 리그의 커리어, 그와 비슷한 활약을 한 클리프 브룸바의 선례 때문에 그에게 큰 기대를 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빅리그에 정착하지 못하고, 일본에서도 롱런하지 못한 이유가 그의 스탯에서 너무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그에게서 펠릭스 호세나 제이 데이비스같은 특급 활약을 기대하긴 어려웠지요.

그의 영입에 실망했었냐고요? 아니오, 그 반대입니다. 내가 딱 원하던 타자였어요. 롯데 타선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타자가 바로 OPS 0.850에 +20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였으니까요. 물론 그 이상이면 더 좋지만, 덕 클락 같은 로또를 바라는 사행심은 이미 버린지 오래입니다.

현재 가르시아의 OPS는 0.805입니다. 네, 조금 불만이죠. 현재보다 출루율에서 3푼, 장타율에서 2푼 정도 더 끌어올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르시아가 롯데 타선에 있을 이유에 물음표가 붙게 되지요.

카림 가르시아의 스탯이 내 기대치까지 올라갈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어이 없는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장면을 여러 번 보게 될 겁니다. 앞서 말했듯이, 타자의 타격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나는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는 여전히 한국 리그와 한국 투수에 대해 적응중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엔가 카림도 워크 오프 히트를 치겠지요. 변태 홈런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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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봉은 이승화의 부진을 심리적 측면에서 설명했습니다. 경쟁 구도의 압박으로 자기 자신의 감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말했지요. 나는 그의 말에 일부 공감하지만, 선수의 부진을 멘탈에 귀인하려는 해설가들의 태도엔 불만입니다. 전문가로서 너무 안이하고, 무책임해 보여요.

선수의 부진에는 기술적 문제가 있기 마련입니다. 야구가 아무리 멘탈 스포츠라 하지만 그런 요소가 선수의 운동 능력과 기술의 영역을 뛰어넘지는 못하니까요.

이승화는 무게 중심의 이동을 통한 타격의 전형입니다. 몸의 회전력보다는 힘을 뒤에서 앞으로 이동시키며 공을 치는 스타일이지요. 이런 선수들의 (지금 이승화가 처한 상황 같은) 컨택력 저하는 대부분 하체 이동의 타이밍이 결여될 때 발생합니다. 그리고, 타자들이 배팅 타이밍을 잡는 수단은 눈이 아니라 다리입니다.

그래서, 이승화의 타격 모습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그의 오른쪽 다리입니다. 투수의 공을 제대로 공략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그의 오른발이 그리는 궤적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좋은데, 다음 기회로 넘기도록 하지요.

물론, 이런 기술적 문제의 근원이 심리적 위축에 있다는 이효봉의 말에는 일리가 있습니다. 감이 좋았던 때의 기억을 얼른 몸에 익혀 차분하게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임하는 이승화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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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배영수가 나오는군요. 로테이션 순서는 이상목인데 말입니다. 하긴, 내가 상대팀 감독이더라도 배영수 카드를 사용하겠지만...

마산 구장에서 배영수라... 오호... 2001년 9월 18일 이후 2,432일 만이로군요. 2006년 호세가 다시 돌아왔을 때 배영수는 그 날의 기억을 잊었다고 말했지만, 그게 그렇게 쉽게 잊혀졌을까요?

설령 배영수 자신이 잊었다 해도, 나는, 그리고 대다수의 롯데팬들은 그 일을 기억합니다. 시즌 도중 김명성 감독이 타계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까지도 4강의 희망을 접지 않았던 그 때, 우리의 꿈을 산산히 부서지게 만들었던 그 사건을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호세에게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한 그 날을 우리는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날 이후 배영수에게 14연패라는 수모를 겪은 롯데팬에겐 결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지요.



잘.만.났.다. 배영수!


by 넘나 | 2008/05/15 01:12 | The Game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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